본문 바로가기
역사/임진왜란

[임진왜란95] 명량대첩(2)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by 역사채우기 2022. 7. 13.
반응형

| 세계 해전 역사상 가장 불리한 순간

명량(울돌목)의 지형적 특성상 333척의 대함대가 한꺼번에 들어올 수는 없었지만, 전투선이라 할 수 있는 배는 판옥선 13척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대장선을 제외한 12척의 배들은 몰려드는 적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싸워봐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앞서 뒤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순신의 대장선 1척이 홀로 거센 역조류를 견뎌내면서 순조류를 타고 밀려오는 수백 척의 적선을 향해 지자총통과 현자총통 등을 발사하며 고군분투하는 세계 해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y4oKSBIgxhs?feature=share

 
명량대첩 shorts 영상입니다.

 

 

이때 이순신이 아닌 다른 장군이 전투를 지휘했다면 적선 몇 척을 격침시킨 후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으로 전투는 일본군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고, 일본 수군은 그 길로 서해를 지나 전라도에서 일본 육군과 합류하여 수도 한양을 향해 진군하였을 것입니다.

일본군이 계획한 수륙병진작전



이렇게 된다면 조선은 풍전등화의 상황에 빠져들었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 조선 영토 전체가 일본군에게 점령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그 힘겨운 상황을 끝끝내 버텨냈고, 적에게 이순신은 결코 얕볼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었을 것입니다.

 


| 군법에 죽고 싶으냐!

그렇게 대장선이 힘겹게 몇 척의 적선을 격침시키고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가 되자 이순신*초요기를 올려 후방에 있는 장수들을 불러 모으게 하였습니다.

* 초요기 : 대장이 휘하 장수들을 소집할 때 쓰던 깃발

 

초요기(영화 명량 중에서)

 


그러자 거제현령 안위가 제일 먼저 대장선에 합류했고, 이순신은 안위에게 다음과 같이 호통쳤습니다.

안위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달아난다고 살 수 있을 것 같으냐!

- [난중일기]

 

거제현령 안위(영화 명량 중에서)

 

 


그리고 다음으로 중군장(대장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은 장군) 김응함(미조항 첨사)이 합류하니 이순신은 다음과 같이 분노를 표출하였습니다.

너는 중군이 되어서 멀리 피하고만 있고 대장을 구하지 않았으니, 죄를 어찌 면하겠느냐!
당장이라도 처형하고 싶지만 적의 기세가 또한 급하므로 우선 공을 세우게 하겠다!

[난중일기]

 

미조항첨사 김응함(중군장)(영화 명량 중에서)

 


평상시라면 전장에 뒤늦게 합류한 이들을 참형에 처해야했지만, 이때는 장수 한 사람이 아쉬운 상황이었고, 당장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이 길목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처벌하지 않고 공을 세울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윽고 적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고 위의 2척 외에는 아직도 합류하지 않아 이제는 3척으로 적을 맞게 되었으나 적선은 빠른 속도로 접근하여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적선 3척에 둘러싸이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급기야 일본군은 안위의 배에 *도선하여 그들의 장기인 단병전을 감행했고, 조선군은 물에 빠져 익사하는 자가 속출하고 있었습니다.

* 도선 : 해전에서 배를 넘나드는 일
반응형

백병전하는 조선군과 일본군(영화 명량 중에서)

 


이대로 간다면, 적에 의해 판옥선이 점령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으나 이순신이 그 광경을 보고는 적선 3척에 즉각 화포를 발사하여 순식간에 격침시키면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이렇게 전투 초반, 대장선의 분투에 이어 전투 중반, 이순신안위김응함의 혈전이 펼쳐졌고, 이런 거센 공격을 다 막아내면서 역조류까지 견딘 조선 수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선두에 서서 다가왔던 적선들은 대부분 격침되거나 반파 이상의 피해를 입었고, 그 배에 타고 있던 수많은 병사도 죽거나 다쳤으며, 바다가 운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매서웠던 역조류는 정오쯤 되자 차츰 조류가 바뀌어 조선군이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순조류를 타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 명량 대첩에 대해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