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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임진왜란

[임진왜란96] 명량대첩(3) 조선 수군의 반격

by 역사채우기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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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수군의 철벽 방어와 뒤바뀌는 전황

조선 수군은 전투 초반, 대장선 1척의 분투에 이어 전투 중반, 이순신, 안위, 김응함의 판옥선 3척이 끝내 적의 공격을 다 막아냈고,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한 명량에서 역조류까지 견디자 적의 공격이 잠시 주춤해졌습니다.

거기다 산을 찍어누를 기세로 거칠게 흐르던 조류도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명량의 조류



이에 때맞추어 이순신이 초요기를 올렸을 때도 뒷짐만 지고 있던 거제현령 안위와 중군장 김응함을 제외한 나머지 장수들이 드디어 합류하면서 아군의 사기가 높아져 드디어 조선 수군이 반격을 가할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라우수사 김억추의 배만은 아직도 합류하지 않았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멀리서 관망만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정오 무렵, 이제는 물살이 반대로 바뀌어 조선 수군이 순조류를 타게 되었고, 반대로 일본군은 역조류를 타고 전투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군은 조선군과는 달리 배가 밀집된 상태에서 명량의 거센 역조류를 견디지 못해 서로 부딪치면서 격침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조선군이 공격하지 않아도 스스로 적들이 붕괴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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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부딪혀 격침되는 적선(영화 명량 중에서)

 

 


| 조선 수군의 반격

이순신은 바로 이때를 위해 이곳을 전장으로 삼았고, 이제야 비로소 작전이 성공했음을 알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조선군에 유리해졌고, 일본군은 그저 병력이 많다는 것 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으며, 그마저도 온전히 전투를 치를 수 없는 지경에 빠진 상태에서 이순신의 지휘 아래 12척의 판옥선에서 지자총통현자총통을 일제히 내뿜자 적선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고, 적의 밀집대형은 조선군의 좋은 표적이 될 뿐이었습니다.

명량대첩 민족기록화




이 무렵, 적의 선봉 구루지마 미치후사의 배 역시 조선 수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격침되었고, 구루지마 미치후사 역시 바다에 빠져 죽어있는 것을 조선에 투항한 항왜 준사가 발견하고는 이를 즉시 이순신에게 보고하였습니다.

 

구루지마 미치후사(영화 명량 중에서)

 

항왜 준사는 안골의 적진에서(안골포해전) 투항해온 자인데, 이때 내 배(대장선) 위에 타고 있다가 굽어보며 말하기를
"무늬 있는 붉은 비단옷을 입은 저 자가 바로 안골 진영의 적장 마다시(구루지마 미치후사)입니다."
라고 하였다. 나는 김돌손을 시켜서 갈고리로 그 자를 뱃머리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준사가 보곤 펄쩍 뛰면서
"맞습니다. 마다시입니다!"
라고 하므로 즉시 목을 베었고 이에 적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난중일기]

 


이에 김돌손이 적장을 건져 올려 그 자의 머리를 장대에 걸자 그렇지 않아도 밀리고 있던 일본군의 사기가 크게 꺾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수군의 궤멸을 확인하라고 보낸 군감 모리 다카마사는 조선군의 맹렬한 공격을 받아 바다에 빠진 후 간신히 구조되었으며, 후방에서 일본군을 총지휘한 도도 다카토라는 화살에 맞아 부상을 당할 정도로 일본군의 타격은 매우 극심하였습니다.

명량대첩 당시 일본 수군 총지휘관 도도 다카토라



결국, 일본군은 후퇴하면서도 서로 부딪히고, 조선군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오후 5시경 가까스로 조선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간신히 진영으로 돌아갔고 조선 수군도 더는 뒤쫓지 않고 *당사도로 후퇴하였습니다.

* 당사도 :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 당사리에 위치한 섬

 

 


| 전투의 결과

13척과 333척의 말도 안 되는 전력 차를 극복하고 적을 격퇴한 이순신은 실로 천행(天幸)이었다고 적으며 이 전투를 하늘이 도왔다고 기록하였습니다.

해남 명량대첩비



어쩌면, 명량대첩의 전날 밤, 이순신의 꿈에 나타난 신인(神人)이 말한 대로 전투에 임한 후 승리한 것을 하늘이 도왔다고 돌려 말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투에서 명량에서 조선군은 배 1척도 격침되지 않았고, 인명피해를 보더라도 순천 감목관 김탁과 본영의 종 계생이 전사하였고, 백병전 중 안위의 배에서 익사한 병사 소수를 제외하고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을 정도로 피해 상황만 놓고 보자면 조선군이 일본군을 일방적으로 학살했다고 해도 믿을 수치를 보여줍니다.

반면에, 일본군은 앞서 말한 선봉장의 전사, 총지휘관의 부상 등 최소 수천에 달하는 병사를 잃었고, 전선도 31척격침되었으며, 이외에도 배가 격침되지는 않았으나 전투 불능에 빠진 배가 92척에 달할 정도로 막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격침된 적선(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중에서)




다음 시간에는 조선 수군이 명량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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