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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임진왜란

[임진왜란73] 위기를 기회로! 이몽학의 난(1)

by 역사채우기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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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궁핍해지는 백성들의 삶

1596년 7월, 1592년 4월에 시작되었던 임진왜란은 종전도 아닌 휴전에 접어든 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징집되었으며, 전쟁으로 인해 경작지가 많이 황폐해졌으니 흉년이 들어 기근에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조세는 매우 큰 부담이었습니다.

흉년은 백성들의 고된 삶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거기다 주둔 중인 명나라 군대를 먹여 살릴 식량도 마련해야 했던 반면, 명군은 자국의 땅까지 전장이 확대되지 않은 것에만 만족하고 싸울 뜻이 없었으며, 오히려 점령군 행세를 하며 소, 닭, 돼지 등의 가축을 마음대로 약탈하고 처자들을 겁탈하기도 하였습니다.

 


백성들은 이를 두고

 

"명군은 참빗, 왜군은 얼레빗"

 

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일부 군대의 행패는 일본군이 자행했던 것 이상이었으며, 참빗은 매우 가늘고 촘촘하여 한 번 빗으면 남는 게 없을 정도로 명군의 수탈이 악랄했다는 것입니다.

명군은 참빗, 왜군은 얼레빗

 

북관대첩 이전 함경도에 있던 순화군과 임해군의 행실과 다를 게 없다




| 전란을 틈타 반란을 모의하는 이몽학

이렇게 일본군, 조선 조정, 명군에게 삼중고를 겪던 백성들은 고통 속에서 시름하고 있었고, 이 지옥 같은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 무렵, 이몽학이라는 사람이 민심 이반을 틈타 '왜적의 재침을 막고 나라를 바로잡겠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실의에 빠진 백성들을 선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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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학(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중에서)



이몽학에 대해서는 전주 이씨로, 왕실의 서얼 출신이었으나 성품이 불량하고 행실이 나빠 집에서 쫓겨난 후 충청도와 전라도 일대에서 유랑 생활을 하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모속관 한현의 휘하에서 활동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모속관 : 군량미를 확보하는 임무를 맡아 파견된 관리

 

 

이때 한현이몽학은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정면에서 마주 보게 되었고, 서얼 출신으로서의 계급적 한계에 대한 불만, 이반된 민심,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기회로 보았습니다.

그들은 충청도 홍산현(충남 부여군) 무량사에서 동갑회를 만들어 친목회를 가장한 반란군의 결집을 촉구했고, 인근의 승려들과 백성들을 끌어들여 군사 훈련을 하였습니다.

무량사 극락전(출처 : 위키백과)

 

 


| 이몽학의 난

그렇게 때를 기다리던 이들은 갑자기 한현이 부친상을 당해 홍주(충남 홍성군)로 내려가면서 이몽학에게 먼저 거사를 치르도록 하였고, 자신도 뒤따라 동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596년 7월 6일 새벽, 이몽학은 김경창, 이구, 장후재와 도천사 승려 능운, 사노비 팽종을 비롯하여 승속군 600~700여 명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몽학은 난을 일으킨 후 홍산현을 습격하여 현감 윤영현을 사로잡았고, 이어서 임천군을 습격하여 군수 박진국을 납치하면서 군수 휘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반란군에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반란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으나 반란군의 기세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으며, 아래의 기록은 이몽학과 그 무리들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몽학의 난에 동참하기 위해 구름같이 모여든 백성들

 

1596년 7월에 홍산 도적 이몽학이 군사를 일으켰다.
몽학은 성질이 본래 흉악하고 교활하였다.

처음에 부장이 되었다가 나랏일이 위태로움을 보고 한현 등과 함께 몰래 반역을 꾀하여 불량배들을 불러 모았다.
이때 백성들이 관리의 혹독한 침탈에 곤란을 겪고 있었으므로 도적을 따르는 자가 바람 앞에 풀이 쓰러지듯 하여 며칠도 안 되어 군사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

- [연려실기술]

 

 

6일 새벽에 이몽학홍산에 쳐들어와 현감 윤영현을 사로잡고, 임천으로 향하여 또 군수 박진국을 사로잡으니, 어리석은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여기에 붙어서 도당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 [충청도 순찰어사 이시발의 장계]

 



다음 시간에 이몽학의 난에 대해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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