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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임진왜란

[임진왜란109] 순천 왜교성 전투(2) 장도해전

by 역사채우기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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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도 해전

10월 3일, 이번에는 수로군과 서로군이 동시에 수륙 협공으로 순천 왜교성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순천 왜교성(출처 : 문화재청)



하지만 서로군의 명나라 제독 유정은 지난 전투의 패배로 전투에 더욱 소극적으로 변했고, 고니시는 협공을 두려워해 유정에게 뇌물을 주며 군대를 물려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일을 유정은 뇌물도 받고, 군사들의 피해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상황으로 여기고 흔쾌히 응하면서 수로군만의 힘으로 왜교성을 공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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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제독 유정(드라마 불멸의이순신 중에서)



물론, 유정은 수로군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수로군은 공성병기도 없이 왜교성으로 진군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과 명나라 도독 진린은 고금도 통제영에서 연합을 결성한 뒤 왜교성 인근에 있는 장도에서 고니시 휘하의 수군 수십 척과 조우하였습니다.

조선 수군은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화포 공격을 통해 상당한 타격을 입히며 선전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이 곳의 지형이었습니다.

왜교성 인근의 광양만은 수심이 얕고, 썰물이 되면 바다가 갯벌이 되어 배가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수로군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입니다.

썰물 때의 바다



물론 조선 수군은 이 지형을 잘 알고 있었겠지만 명나라 도독 진린은 이를 잘 알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일설에는 그 일대의 지형을 알고 있었는데도 공명심으로 인해 무리하게 적을 공격하다 때를 못맞춰서 배가 갯벌에 빠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중에서)



최악의 경우 명나라 도독 진린이 전사한다면 이순신 역시 무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두고볼 수만은 없었고, 사도첨사 황세득과 군관 이청일 등 일부 군사들을 보내 진린과 명나라 군사들을 돕게 하는 한편, 이순신 자신도 대장선을 이끌고 전선의 최일선에서 진두지휘 하였습니다.

황세득(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중에서)



결국, 황세득과 휘하 군사들의 분투로 명나라 도독 진린과 부총병 등자룡 등 명나라 군대를 구해주었으나 이 과정에서 사도첨사 황세득과 군관 이청일 등 다수의 군사들이 전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순신이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으로 진군하다 대장선과 판옥선 몇 척이 갯벌에 빠지는 위험천만한 일도 있었는데 갯벌에 빠지지 않은 배들이 죽을 힘을 당해 줄을 끌어 당겨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영정



이 전투에서 이순신진린은 적선 30척을 격침시키고, 11척을 나포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사도첨사 황세득(이순신의 처종형)과 군관 이청일 포함 130여 명의 전사자를 냈으며, 진린 휘하의 명나라군은 8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왜교성 역시 탈환하지 못했습니다.

순천 왜교성의 고니시 유키나가



한편, 수로군과 일본군이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고 있을 때 명나라 제독 유정은 군사들의 공격을 일체 금하고, 그저 이 사실을 수로군이 모르게 하기 위해 나팔 소리만 내게 하면서 육군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습니다.

 

유정이 수로군과 비밀리에 통하여 밤중에 조수가 들어올 때를 이용하여 수륙에서 협공하자고 약속하니 진린이 허락하였다.

밤 2경쯤 되어 여러 배를 몰아, 조수를 타고 육박하여 수채를 침공하였으나, 육지의 군사는 단지 나팔 소리만 내어 상응할 뿐이었다.

수병들은 육지의 군진이 벌써 적의 성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고, 먼저 올라가 기를 다투어 죽을 것을 각오하고 혼전하는데, 밤 조수가 갑자기 밀려나 배들은 육지에 있었다.

- 조경남 [난중잡록]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린은 유정이 고니시의 뇌물을 받아 먹고 성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진린이 유정의 진으로 찾아가 유정의 장군기를 찢으며 화를 내자 할 말이 없어진 유정은 그저 부하들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댈 뿐이었습니다.

 

진린이 대노하여 육지로 올라가 유정의 진에 이르러 수(帥)자 기를 손으로 찢고 그에게, "배짱이 좋지 못하다." 책하고, 즉시 유정의 앞에서 사실을 갖추어 군문에 자문을 보내니, 유정의 얼굴빛이 흙처럼 되어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다만 손을 들어 가슴을 두드리며 크게 부르짖기를, "장관 중에 사람이 없는데, 어찌 나 홀로 당할 수 있소."라고 하였다.

- 조경남 [난중잡록]

 




다음 시간에 순천 왜교성 전투에 대해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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