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임진왜란

[임진왜란113] 노량해전(3) 피로 물든 노량 해협

by 역사채우기 2022. 9. 14.
반응형

| 붉게 물든 노량 해협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의 묵인 하에 고니시의 연락선 1척사천시마즈 요시히로, 남해소오 요시토시, 고성다치바나 무네시게 등에게 고니시의 위급함과 함께 구원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면서 500척에 달하는 일본 수군이 창선도(경남 남해군 창선면 서대리)로 모여들었습니다.

노량 인근 지역의 위치(지도 출처 : 국토정보플랫폼 국토정보맵)



이들은 고니시가 있는 순천까지 가장 최단 거리인 노량(경상남도 남해도와 하동 사이의 해협)을 통과해 고니시와 함께 조명연합 수군을 격멸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미리 알고 있던 이순신은 적선이 노량을 빠져나오는 길목에 미리 매복해 있으면서 일본군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그리고 이순신을 따르는 군사들도 그동안 온 국토를 유린한 적을 물리칠 복수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불타오르고 있었고, 적이 오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598년 11월 19일 새벽, 이순신의 예상대로 적선이 노량을 통과한 데 이어, 대도(경남 하동군 금남면 대도리) 남쪽을 통과하자 매복해있던 조선 수군은 대장군전, 지자총통, 현자총통 등의 각종 화포를 쏘아댔습니다.

반응형

노량에 매복한 조명연합수군



노량에서 가장 많은 수의 군선을 거느린 시마즈는 예상외의 기습에 당황하면서도 아군보다 많은 수를 앞세워 조선 수군을 포위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죽도 인근에 있던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과 부총병 등자룡이 탄 판옥선에서 호준포와 불랑기포를 쏘았습니다.

호준포(출처 : 문화재청)



그 뒤를 이어 명나라 사선과 호선이 줄지어 가세하자 적의 선발대 수십 척이 일거에 격침되었고, 남은 본대가 퇴로를 찾아 남해도를 따라 남쪽으로 후퇴하였습니다.

때는 11월, 새벽의 시간대에 매우 추운 날씨였지만, 바다를 피로 붉게 물들일 정도로 떠다니는 동료의 시체를 뒤로 하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일본군과 이를 뒤쫓아 그동안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조명연합군에게 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 이곳은 사지(死地)니라

이 시각, 순천 왜교성고니시는 이순신이 따로 편성한 수군에게 잔뜩 포격을 맞은 채 자신을 위해 지원군을 보낸 동료들을 외면하고 여수 연안을 돌아 부산 방향으로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습니다.

고니시 유키나가



이 상황을 시마즈를 비롯한 일본군 장수들이 알았다 한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그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후발대의 피해도 마다치 않고 남해도 연안을 따라 내려오다 활로를 찾고 속력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적이 들어선 이곳은 관음포(경남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즉, 육지로 막힌 포구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새벽이었고, 관음포는 바다가 육지 쪽으로 들어와 있는 이었으므로 가까이 가지 않으면 그저 바다로 보일 뿐이었기 때문에 일본군은 졸지에 막다른 곳에 갇히고 만 것이었습니다.

바다 만



일본군이 당황하는 사이 조명연합 수군은 곧바로 포위망을 형성했고, 때마침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물때도 여수에서 남해 방향으로 바뀌어 수백 척의 적선을 더욱더 죽음의 늪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후 조명연합 수군의 무자비한 포격이 이어졌고, 적선은 좁은 곳에서 서로 부딪히고 뒤엉키면서 관음포는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정왜기공도권]에 실린 노량해전



게다가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드는 일본군을 향해 조선 수군은 짚을 던지고 불화살과 신기전 등을 쏘았고,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화살은 일본군의 심장을 명중시켰습니다.

노량해전(드라마 불멸의이순신 중에서)



이때 일본군 일부는 바다로 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남해도에 상륙해 당장의 살길을 도모하였습니다.

병력 수 외에는 모든 면에서 조선 수군이 일본군을 압도했으나 문제는 병력의 규모가 너무 차이 났고, 일본군은 이곳만 탈출하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기를 쓰고 달려들었다는 것, 그리고 사리 분별이 어려운 새벽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다음 시간에 노량해전에 대해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